양자역학은 20세기 초에 등장한 현대 물리학의 한 분야로, 원자와 같은 미시 세계의 입자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설명합니다. 이는 고전 물리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을 다루며, 입자들의 파동-입자 이중성, 불확정성 원리, 중첩 상태 등의 개념을 포함합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양자역학의 역설적 사고실험

1935년,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는 양자역학의 해석에 대한 논쟁을 부각시키기 위해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유명한 사고실험을 제안했습니다. 이 실험은 양자역학의 중첩 원리가 거시 세계에 적용될 때 발생하는 역설을 보여줍니다.
사고실험의 구성
- 상자: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밀폐된 상자.
- 고양이: 상자 안에 있는 살아있는 고양이.
- 방사성 물질: 일정 시간 내에 붕괴할 확률이 50%인 소량의 방사성 원소.
- 검출기: 방사성 물질의 붕괴를 감지하는 가이거 계수기.
- 독극물 장치: 검출기가 방사성 붕괴를 감지하면 독극물을 방출하여 고양이를 죽이는 메커니즘.
실험 시나리오
방사성 물질이 1시간 내에 붕괴할 확률은 50%입니다. 만약 붕괴가 발생하면 검출기가 이를 감지하고, 독극물 장치가 작동하여 고양이는 죽게 됩니다. 반대로 붕괴가 일어나지 않으면 고양이는 살아있습니다. 그러나 상자를 열어 내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고양이가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양자역학적 해석
양자역학의 원리에 따르면, 방사성 물질은 붕괴한 상태와 붕괴하지 않은 상태가 중첩되어 존재합니다. 따라서 고양이도 살아있는 상태와 죽어있는 상태가 중첩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를 ‘양자 중첩’이라고 합니다. 즉, 관측자가 상자를 열어보기 전까지 고양이는 살아있으면서 동시에 죽어있는 상태로 존재하게 됩니다.

우리 주변의 ‘슈뢰딩거의 고양이’ 상황
조금 더 쉬운 이해를 위해 예시를 살펴보겠습니다. 실제 우리 주변에서도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비슷한 상황을 많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즉, 내가 실제로 확인하기 전까지, 두 가지 상태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상황인데요.
시험 성적 발표 전
이미 시험을 치렀지만 성적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합격’ 과 ‘불합격’의 상태가 공존하다가 성적을 확인하는 순간, 한 가지 결과로 확정됩니다.
소개팅에서의 첫 인상
친구가 완벽한 이상형을 소개 시켜준다고 해서 나간 소개팅에서, ‘완벽한 이상형’이 나올 확률과 ‘전혀 내 스타일이 아닌 사람’이 나올 확률은 반반입니다. 직접 문을 열고 상대를 확인하는 순간 한 가지 결과가 확정됩니다.
냉동실에 남은 아이스크림
어제 냉동실에 먹다 남은 아이스크림을 넣어 놨다고 하면, 오늘 밤까지 가족 구성원 중 누구도 먹지 않아 냉동실에 아이스크림이 그대로 ‘남아있을’ 확률과 ‘다 먹어서 없어져 있을’ 확률이 반반입니다. 직접 냉동실을 열었을 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양자역학
우리 주변의 사례에서 보면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단순히 50:50 확률 게임처럼 보이지만 사실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중첩’은 단순한 확률문제는 아닙니다. 고전 물리학에서는 물체의 상태가 ‘관측’과 상관없이 하나로 정해져 있는 반면, 양자역학에서는 ‘관측’하는 순간 물체의 상태가 결정된다는 점이 다릅니다.
즉, 냉동실 속 아이스크림은 우리가 냉동실 문을 열기 전부터 있거나, 없거나 한 상태로 이미 정해져 있지만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 속 고양이는 관측을 하기 전까지는 ‘살아있음+죽어있음’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관측하는 순간 ‘살아있음’ 또는 ‘죽어있음’으로 확정되는데 이것이 양자역학에서 중요한 개념인 ‘파동함수의 붕괴’입니다.
양자역학의 중첩 원리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미래 기술
‘관측이 현실을 결정한다’는 양자역학의 핵심 개념을 활용하면 우리 삶을 변화시킬 새로운 기술들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양자 컴퓨터
우리가 쓰는 일반 컴퓨터는 0 또는 1(이진법)으로 정보를 처리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0과 1을 동시에 처리(양자 중첩)’할 수 있습니다. 즉, 한 번에 훨씬 더 많은 계산을 수행할 수 있어 기존 슈퍼컴퓨터로 100년 걸릴 계산이 양자 컴퓨터로는 단 몇 초 만에도 가능해집니다.
양자 암호&양자 통신
양자역학에서 관측을 하면 상태가 변해버리는 성질을 이용해 해킹이 불가능한 보안시스템(양자암호)를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과 미국에서는 이미 양자 암호 위성을 이용한 실험을 진행중이기도 합니다.
양자 센서&양자 네트워크
양자 중첩과 얽힘 현상을 활용하면 기존보다 훨씬 정밀한 센서와 초고속 네트워크(초광속 통신)을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