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도 익명이어야 할 권리가 있다 – 덕덕고는 어떻게 다를까

검색도 익명이어야 할 권리가 있다 – 덕덕고는 어떻게 다를까

(사진출처: 씨넷코리아)

“누군가 내 검색 기록을 보고 있다면?” 하루에도 수십 번 검색을 하면서,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이 드셨을 수도 있습니다. ‘불면증 약 부작용’, ‘이직 준비’, ‘대출 조건’ 같은 민감한 키워드를 입력하는 순간, 그 기록은 광고 알고리즘뿐 아니라 데이터 수집업체를 통해 보험사나 고용주에게 간접적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검색엔진이 있습니다. 바로 ‘덕덕고(DuckDuckGo)’입니다. “우리는 당신을 추적하지 않습니다”라는 철학을 앞세운 이 검색엔진은 국내외에서 점차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안심해도 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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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덕고는 어떤 검색엔진인가요?

(사진출처: 조선비즈)

덕덕고는 200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개발자 가브리엘 와인버그(Gabriel Weinberg)가 설립한 검색엔진입니다. Bing, Apple Maps, 위키피디아, 자사 크롤러(DuckDuckBot) 등을 활용하여 검색 결과를 제공하며, 구글처럼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분석하지 않습니다. 검색어를 입력해도 맞춤형 광고가 뜨지 않으며, 위치 기반으로 검색 결과를 달리 보여주지도 않습니다.

즉, 사용자 A든 B든 동일한 검색어에 대해 똑같은 결과를 받게 됩니다. 이러한 점은 특히 ‘필터 버블(Filter Bubble)’ 현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에게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디지털 필터 버블이란?

‘필터 버블’이란, 알고리즘이 사용자의 과거 검색·클릭·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결과만을 제공하면서 다른 관점이나 새로운 정보를 접할 기회를 차단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일종의 ‘지적 고립(intellectual isolation)’ 상태로, 학자들은 “다른 시각과 마주할 기회가 줄어든다”고 지적합니다.

덕덕고는 이러한 현상을 피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검색 결과를 바꾸지 않는 원칙을 따릅니다. 즉, 검색자의 특성과 무관한 균형 잡힌 정보 접근 환경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덕덕고를 찾을까요?

  • 개인정보 보호의 확실한 기준

덕덕고는 검색 시 IP 주소를 저장하지 않으며, 검색어·기기 정보·위치 데이터를 기본적으로 추적하지 않습니다. 또한 HTTPS 연결을 강제 적용하고, 이메일 보호 및 추적기 차단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일관되게 보호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 제3자 기관에서도 인증한 신뢰도

보안 전문 기업 NordVPN은 2023년 자사 블로그에서, 덕덕고를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고, 추적기를 철저히 차단하는 검색엔진”으로 평가했습니다. 전자프런티어재단(EFF), Avast 같은 정보보호 기관들도 프라이버시 중심 대안 검색엔진으로 덕덕고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 한국에서도 설정 가능한 환경

국내 사용자는 삼성 인터넷, 파이어폭스, 오페라 등의 브라우저에서 덕덕고를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할 수 있으며,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무료로 공식 앱을 설치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 사용자 입장에서 본 덕덕고 — 실용성과 제도적 배경

한국은 「개인정보 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을 통해, 사용자 동의 없는 개인정보 수집 및 타깃 광고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웹 환경은 여전히 취약한 면이 많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웹사이트의 80% 이상이 제3자 추적 코드를 포함하고 있으며, 그중 상당수는 외국계 광고 네트워크를 통해 사용자의 클릭, 체류 시간, 기기 정보 등을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덕덕고는 ‘기본값이 추적 차단’이라는 점에서 한 발 앞선 보호 방식을 제공합니다. 사용자 정보 저장을 최소화하고, 광고 쿠키를 차단하며, 검색어 기록도 익명화됩니다. 이는 법적 의무를 충족하는 수준을 넘어, 프라이버시 보호를 우선시하는 구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도 존재합니다. 특히 한국어 환경에서는 실용성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 한국어 검색 정확도: 일부 키워드는 정확하지 않거나, 네이버 블로그·카페 같은 국내 포털 콘텐츠가 잘 노출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 자동 보정 및 로컬 정보 부족: 오타 수정, 연관 검색어 제안, 위치 기반 정보 제공 기능은 구글이나 네이버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순합니다.
  • 플랫폼 기능 격차: 네이버는 검색뿐 아니라 쇼핑, 커뮤니티, 뉴스 등 통합형 서비스 구조를 갖고 있는 반면, 덕덕고는 검색 자체에 집중하는 ‘미니멀형’ 엔진입니다.

주요 검색엔진 기능 비교 (2025년 기준)

항목덕덕고 (DuckDuckGo)구글 (Google)네이버 (Naver)
개인정보 추적없음있음있음
맞춤형 광고없음있음있음
한국어 검색 최적화중간우수매우 우수
위치 기반 검색제한적우수우수
커뮤니티 정보 접근외부 링크 중심YouTube 등 일부블로그·카페 통합
다크모드·광고 차단 기능기본 제공일부 가능미지원

덕덕고는 분명 철학이 뚜렷한 프라이버시 중심 검색엔진입니다. 하지만 정보 소비의 폭, 자동화된 편의 기능, 실시간성 면에서는 아직 국내 환경에 완전히 적응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결국 사용자 입장에서는 민감하거나 개인적인 정보를 검색할 땐 덕덕고를, 일상적 정보 탐색에는 구글이나 네이버를 활용하는 ‘혼합 전략’이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직접 써본 사람들의 한마디 – 덕덕고는 이랬다 

덕덕고는 프라이버시 중심 철학이 뚜렷한 검색엔진이지만, 국내 환경에서는 실용성 면에서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근처 약국’, ‘맛집 추천’ 같은 지역 기반 검색에서는 구글이나 네이버처럼 실시간 지도나 리뷰가 바로 제공되지 않고, 관련 없는 외국 사이트나 해외 블로그가 먼저 노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한국어 기반 콘텐츠(블로그, 카페 등)의 노출 비율이 낮고, 오타 자동 수정이나 연관 검색어 제안 기능도 부족해 검색 효율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이처럼 한국어 콘텐츠 구조, 로컬 정보 최적화 부족, 국내 사용자들의 검색 습관과의 간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덕덕고의 만족도는 검색 목적에 따라 엇갈리는 편입니다. 민감한 정보 검색에는 신뢰도가 높지만, 일상적인 실용 검색에서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구조입니다.

해외 사용자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런 검색 관련 불편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영어권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덕덕고의 검색 정확도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는 경우가 종종 보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Reddit 같은 커뮤니티에서는 “보안 면에서는 만족스럽지만, 가끔 오래된 정보가 먼저 뜨거나, 관련 없는 결과가 섞여 있다”는 이야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영국 기술 포럼에서도 “구글처럼 검색 의도를 잘 파악해 자동완성이나 연관 키워드를 제시하진 않아서, 기술적인 질문을 할 땐 답답하다”는 반응이 눈에 띕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용자들은 덕덕고를 완전히 대체제보다는 보완용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검색 내용이 민감하거나 사적인 경우에는 덕덕고를 쓰고, 뉴스나 쇼핑처럼 실시간 정보가 중요할 땐 여전히 구글을 찾는 식이죠.

보안 관련 기관들의 평가는 비교적 긍정적입니다. 예를 들어 NordVPN은 블로그를 통해 덕덕고를 “개인정보를 남기지 않는 신뢰 가능한 검색엔진”이라고 평가했고, 전자프런티어재단(EFF)도 “프라이버시 철학이 분명한 도구”라고 소개한 바 있습니다.

결론: ‘검색의 자유’, 이제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사진출처: Surfshark)

우리는 매일같이 수십 개의 키워드를 검색합니다. 그중에는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주제도 있고, 그저 쇼핑이나 뉴스처럼 실용적인 정보도 있습니다.

덕덕고는 “무엇을 검색하든, 우리는 당신을 추적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약속을 지킵니다.  그만큼 프라이버시 중심의 접근이 필요한 순간엔 신뢰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됩니다.

반면, 실시간 뉴스·지역 정보·커뮤니티 검색 등에서는 여전히 구글이나 네이버의 편의성과 정밀도가 돋보입니다.

따라서 국내외 사용자들 모두는 자연스럽게 혼합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민감하거나 사적인 정보를 검색할 땐 덕덕고, 일상적인 정보 탐색에는 기존 검색엔진을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정보 홍수 시대의 현명한 검색법, 그것은 ‘프라이버시와 실용성 사이의 균형’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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